최초의 김치냉장고? ‘딤채’ 아녜요

아주경제입력 2012-11-11

금성사(現 LG전자), 최초의 김치냉장고 - ‘김치냉장고(모델명 GR-063)’ 출시

바야흐로 ‘김치냉장고 시즌’이 열렸다. 20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이 제품은 1995년 만도기계(현 위니아만도)의 공전의 히트 상품 ‘딤채’ 이후 겨울철 생필품이 됐다.

하지만 이 제품은 김치냉장고 시장의 문을 연 최초의 히트 상품이지 최초의 김치냉장고는 아니다. 12년 전에 이미 당시 생활가전의 양대 산맥 금성사(현 LG전자)와 대우전자(현 대우일렉)도 ‘김치냉장고’를 내놨었다.

12일 LG전자에 따르면, 최초의 김치냉장고는 금성사가 1984년 3월 내놓은 김치냉장고(모델명 GR-063)다. 500리터이 넘는 용량의 김치냉장고 신제품이 나오는 요새로썬 보잘 것 없지만, 플라스틱 김치통 4개(총 18㎏)가 들어가는 45리터 용량에 혁신적인 고급 기능성 냉장고였다. 보조 냉장고로서의 역할도 했다.

금성사는 신문광고에 ‘기술금성이 주부님께 드리는 또 하나의 만족. 국내 최초의 금성 김치냉장고 탄생’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당시 대우전자도 이에 뒤질세라 김치냉장고 상품을 내놨다. ‘스위트 홈’이라는 브랜드로 나온 이 제품은 18리터 용량에 김치 전용 보관용기를 내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모두 참패를 면치 못했다. 당시 주부들에겐 “김치는 항아리에 보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이들 제품의 판매량은 집계 자체가 큰 의미 없을 정도로 미미했다. 이후 ‘김치냉장고’란 이름의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치냉장고란 이름은 12년 만인 1994년 11월 화려하게 부활한다. 당시 사업다각화를 꾀하던 만도기계 아산산업본부는 김치의 옛말인 ‘딤채’란 이름의 상품을 내놨다. 이는 출시 후 시장 판도를 뒤흔든 공전의 히트 상품이 됐다.

크기는 50~70리터로 여전히 작았고, 그 콘셉트도 12년 전과 비슷했다. 하지만 당시 아파트라는 신거주문화의 정착과 함께, 90년대 들어선 대형 마트의 영향으로 ‘강남 아줌마들’을 중심으로 대형 냉장고와 1가정 2냉장고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딤채는 그 시장을 파고들었다. 체험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 시작되던 무렵이기도 하다.

이후 LG전자도 1999년 국내 최초의 서랍식 김치냉장고 ‘칸칸 서랍식 김치냉장고’를 내놓으며 다시 한번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같은 해 국내 첫 100리터 이상의 김치냉장고 ‘다맛’을 출시해 시장 진출을 강화했다.

김치냉장고 시장은 딤채 첫 출시 이후 10년 후인 2004년까지 매년 두 배씩 성장했다. 10년 새 무려 350배 커졌다. 냉장고 용량도 열 배 이상 커졌고 상품 개수도 일반 냉장고만큼이나 다양해졌다.

2012년 현재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연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크기 역시 400리터 이상의 대용량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올해 각각 565리터 ‘디오스 김치톡톡 K9100’, 567리터 ‘지펠아삭 M9000’제품을 내놨다. 위니아만도 역시 553리터와 418리터 대용량 제품으로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김치냉장고 시장에 발을 들인 데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업계에서는 위니아만도가 김치연구소를 설립한 후 1995년에 김치냉장고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김치 냉장고의 시대를 열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